본문 바로가기

문화, 예술/책

중고책 구입, 건빵한봉지를 샀다.

사람이 감성적으로 변할 때가 가끔 있다.

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나만 감성적으로 변할 때, 그건 나와 관련된 옛날 물건을 봤을 때이다.

오늘 그래서 쓸 이야기는 건빵 한 봉지라는 만화책을 구매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.

계기는 사실 큰 이유가 없었다.

갑자기 어느 날인가 문득 생각난 만화책.

어릴 때 재밌게 봤던 만화책이라, 지금 소장하지 못하면 앞으로는 더 이상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소장을 하고 싶었다.

내용도 궁금해지기도 했고.

그래서 구매했다.

중고로.

Yes24에서도 찾아보고 알라딘에서도 찾아봤지만 결국엔 중고나라에서 구매를 하게 되었다.

알라딘에서는 아예 물건이 없었고, Yes24에서는 물건이 없었는데 일단 결재를 하게 한 뒤 취소를 시키더라. 무려 2번이나 중고매장에서 그런 식으로 나와서 화가 났다.

덕분에 2주나 시간을 날렸다.

프로답지 못한 행동이다. 그들은 프로일텐데 왜 그런 짓을 하는거지?

결국 중고나라를 찾고 찾은 끝에 구매를 하게 되었다.

사실 사기 전에 네이버 만화를 통해서 2권의 중간부까지는 봤다.

무료였었으니까

역시나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나머지를 보려고 했더니 금액이 5만원이 넘게 나오더라.

이 금액이면 그냥 중고책을 소지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주문을 한 것이다.

1권부터 17권까지 되있는데,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.

특히나 1권은 엄청 더럽고 뒤로 갈수록 점점 깨끗해진다.

이건 세월의 흔적도 마찬가지지만, 뒤로 갈수록 보는 독자수가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.

건빵 한봉지라는 이 만화책은 시골 산골에서 사는 소년 소녀들의 내용을 담고 있는 개그만화이다.

검정 고무신이랑 비슷한 느낌인데 나는 이 쪽이 더 내 취향에 맞았다.

그런데 어릴때는 잘 몰랐는데 나이를 먹고나서 보니 그 시절의 어린아이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지금으로서는 이해가 잘 안되는... 그런 내용들이 조금 있다.

어르신들이 약주를 하시고나서 우리때는 말이야~ 이런 이야기를 하셨을 때 나오던 이야기가 만화책버젼으로 보는 느낌?

그리고 쉽지는 않았을테지만 이 이환주라는 작가선생님께서는 여류작가라고 하시더라.

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저 시대에 여성작가로서 힘든 일이 많았을수도 있는데, 이런 개그풍에, 이런 그림체를 가진 여성작가분이 있었는줄은 몰랐다.

나 혼자 편견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.

1권을 끝을 보니 1996년도에 만들어진 만화책이더라.

지금은 2019년도니까 무려 24년전 만화책

구하기도 힘들었다.

오른쪽의 찬스코믹스 신간에서 기억나는 건 용랑전밖에 없구나. 나머지는 무슨 만화책인지도 모르겠다.

그런데 이런 옛날 제품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부분이 있다.

예전에 이사를 하기 위해 거의 20년을 넘게 쓴 서랍장을 내다버리던 날 그 작은 서랍장에 앉아서 담배를 피다가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다.

내가 이렇게나 나이가 들었구나,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서랍장에도 정이 들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기도 했다.

이런 옛날 이야기를 하다보면 꼰대가 되가는거라던데 나는 이미 꼰대가 된 모양이다.

말 할 사람이 없어서 블로그에 쓰는 건 아쉽지만, 뭐...

 

아무튼 나는 즐거움을 찾기 위해 이 만화책을 다시 읽은 것인데 실제로 읽어보니 즐거움보다는 뭔가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.

이유가 무엇일까, 더 이상 오지 않을 시대에 대한 그리움일까?

21세기 첨단사회에서 그 구성원으로서, 30대라는 나이를 가진 사람으로서 앞서가야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옛날을 그리워했던걸까

도대체 무엇을?

오늘은 혼자 소주를 한 잔 기울여야겠다.

왠지 모를 적적함에 슬퍼졌다.